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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회개 없이 ‘이단정죄’에 혈안된 한국교회, 미래 없다

박주리 | 기사입력 2018/02/15 [23:04]

[칼럼] 회개 없이 ‘이단정죄’에 혈안된 한국교회, 미래 없다

박주리 | 입력 : 2018/02/15 [23:04]

하나님이 누구에게 이단정죄, 이단판정의 자격을 주었는가?

 

[드림저널] 지난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았던 한국교회는 더 이상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부패한 중세교회처럼 개혁해야 할 대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미 한국교회 내부에서도 질 낮은 목사들의 윤리·도덕적 타락과 범죄, 복음 왜곡·변질 등의 심각한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신뢰도 하락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300여 개로 분열된 개신교 교단들이 저마다 세운 신학교에서 질 낮은 무자격 목회자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를 배출하는 의학대학에서 무자격 의사를 배출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교인의 영적 생명을 좌우한다고 말하는 목회자를 배출하는 신학대학에서 저질의 무자격 목사를 양산하며 학위 장사를 하는 것은 엄청난 죄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럼에도 한국교회는 복음의 변질, 저질 목회자들의 타락과 부패 등 수많은 죄를 신 앞에 회개하고 고치기보다 기득권세력인 주류교단에 속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여전히 정통이라 자부하며 군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 정신인 사랑과 평화는 던져버린 채 자기들끼리 서로 정죄하고 싸우고 끝없이 분열하는가 하면, 편협한 시각으로 차별과 증오와 혐오를 사회에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해 한국교회 예장 합동과 통합 교단을 주축으로 한 보수교단들이 총회에서 반동성애 입장을 결정하고, ‘동성애 혐오를 외치며 성소수자 인권보호 사역을 하는 한 목사를 이단으로 몰았다. 이 일로 예장합동을 비롯한 교단들은 마녀사냥식의 오만한 행동이라는 비판과 함께, 개신교 내의 적폐를 숨기기 위한 장치이며 보수 세력 결집을 위해 외부에 공격 대상을 정한 혐오정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분별한 이단정죄는 이미 한국교회 안에서 자격 없는 소위 이단감별사라 불리는 자들에 의해 명확한 신학적 기준도 없이 많은 이단들이 양산되는 폐해를 낳아온 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이단정죄는 주로 예장 합동과 통합 교단에 의해 주도되어 왔고, 나머지 교단들은 그 대형교단의 결정을 따르는 추세였다.

 

기독교 내에서 갑작스럽게 유명세를 타거나 교세가 커져서 교인들의 이동이 있게 되면 그 교회나 교단은 위협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공격 대상에 오른다. 대형교단과 이단전문가로 자처하는 이단감별사들이 그 교회나 교단을 이단으로 낙인찍고, 교인들에게 이단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세뇌하고 비판해서 무서운 이단이라는 인식을 퍼트린다. 이는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2007년 발행한 <한국교회 이단논쟁 그 실체를 밝힌다>에 수록된 내용이다.

 

이 책에는 한국교회 이단감별사들이 그동안 기성교회의 기득권과 교권 옹호를 위해 이단을 만들어 온 방법에 대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먼저 공격대상자를 선정하면 첫 번째 단계로 이단전문 잡지 등의 언론을 이용해 이단성을 운운하는 글을 게재한다. 그 후 이단감별사가 소속한 노회나 총회에 ‘000 이단성 조사 요청이라는 청원서를 낸다. 그 청원서에 자신이나 타인을 시켜 기고했던 글의 내용을 첨부하고, 역사적으로 가공할 이단이라 규탄 받아 온 인물이나 단체 이름을 먼저 내고 공격대상자의 이름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정죄해 버린다. 이렇게 되면 이단으로 규정받기 전부터 이미 큰 이단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조작된 소문이 퍼지고 나면 조사 후 이단성 없다는 결론이 나와도 돌이킬 수가 없게 된다. 이렇듯 죄 없는 사람들을 악랄한 방법으로 정죄하는 자들을 이단 사냥꾼또는 인격 살해자라고 부른다.

 

이들이 이단에 대한 엄청난 두려움과 증오심을 교인과 한국사회에 심어줌으로 인해, 이단으로 정죄된 교회나 교단에 속한 사람들은 편견과 혐오, 증오 등으로 인격 살해를 당하고 사회적, 정서적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엄청난 고통을 당하게 된다.

 

이 책에서 이단감별사로 활동해 온 자들에 대해, 정죄하려는 충동적인 강박관념과 심리적인 결정론 등을 가진 정신적, 심리적으로 치료가 절실한 환자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국제크리스찬학술원장 예영수 박사는 오늘날의 이단사냥꾼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잔인하다. 인격적인 살해를 무자비하게 감행하는 지능적인 살인자다. 하나님의 일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방해하는 바리새인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렇듯 문제 많은 내부의 개혁은 소홀히 하면서 이단정죄에 매달리는 한국교회는 반성과 회개와 개선이 없는 한 교세 하락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 말은 <한국교회 이단논쟁 그 실체를 밝힌다>의 글로 갈음하고자 한다.

 

일제 말기에 한국교회는 일제 조상신을 향해 절을 했고, 일본 귀신을 예배했다. 우상숭배를 한 것이다. 교회는 그것을 신자들에게 강요했다. 이같은 한국교회의 배교행위는 고대교회 이단 마르시온주의에 버금가는 것이었다... 친일파 인사들은 광복 후에도 한국교회를 주도했다. 과거사에 대한 아무런 참회고백 없이 교권을 쥐고 교계의 요소요소에 자리잡았다. 악에 협조하고 불의와 타협하고 야합하던 이 전통은 지금도 변함없이 한국교회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이단보다 더한 행각을 벌인 한국교회가 현재까지 아무런 반성이나 회개 없이 자신의 허물은 감춘 채 남을 정죄하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는 한국교회를 누가 신뢰하겠는가? 한국교회는 지금이라도 깊은 반성과 회개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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